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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차니즘을 벗어 던지고 글쓰기를 시작합니다 by 블랙스완.

흑그루(블랙스완) 2021. 12. 29.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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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찮게 오늘은 2021년 증시 배당락일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배당락일은 이말올(이걸 말아 올리네)이 기본이다.
배당락이 무서워서 전 날에 나간 단타 개미들이 현명한건지 어리석은지 모를만큼
어지러운 장은 계속된다.

그리고 오늘은 나이 40 넘어 처음으로 개인적인 라이프를 글로 적어 보는 날이기도 하다.
어린시절부터 문학소년으로 기자 출신으로 글빨 하나는 알아 주는 인생을 살아 왔지만,
이상하게도 사적인 글을 끄적이는 것은 내적인 금기처럼 느껴졌다.
예전 싸이월드 시절 유치하고 감성적인 시들을 끄적거리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무언가 진정 나를 위한 글이라는 생각을 한적은 없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머리에서 과부하처럼 떠도는 형이상학적인 경험과 통섭과 지식을
글로 정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레 판단했던것 같다.
그리고 완벽주의자적인 성격은 글을 멋들어지게 써야 한다는 강박을 더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우습게도 코로나가 글을 쓰게 한 트리거가 됐다고 생각한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은 시대.
그리고 나이가 먹을수록 즐거움보다 불안과 욕망의 시계추 위에서 방황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이라는 숙명이 또는 결핍이 글이라는 형태로 배설되는 것이라 여겨진다.

오늘 나는 어떤 꾸밈도 없이 '몰입'의 상태에서 그냥 쓰고 싶은 말을 쓰고 내려간다.
이것이 일기일수도 있고 흔적일수도 있다. 그러니 누가 읽든 읽지 않든 상관이 없다.
이건 그냥 나의 이야기이고 이걸 이해하는 누군가에겐 누군가의 이야기가 될수 있으니 말이다.

최근에 숨겨진 역작이라는 '세이노'의 책을 읽으며 솔직히 어설픈 문장과 다듬어 지지 않은 논리에
문득 더 글이 쓰고 싶어졌다.
내가 큰 성공을 해서라기 보다 그 정도 내공을 가진 나이와 역량이 생겼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꼭 생각해야 글이 나오고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 은근히 글을 조작하는
편협적이고 소심한 자아를 벗어 던지고, 정말 세월과 경험속에 겹겹히 쌓여있는
나의 내공 혹은 사리를 글에 싸질러 보는게 하나의 일탈 아닌 일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는 누군가에겐 응축된 섭리이자 통섭으로 도움이 될지모 모를 일이다.

투자 인생 20년.
참 지긋지긋한 세월이다. 하지만 의미 있는 날들이다.
평범한 시골 농부의 막내 아들로 태어나 선택할수 있는게 공부 밖에 없던
매우 연약하고 소심한 아이.
하지만 늘 거대한 욕망을 가슴에 숨긴채 세상을 다소 삐뚫어지게 비관적으로만
보고 살아온 청년.
전혀 내 몸과 맞지 않는 사회생활의 아웃사이더로 제대로 누려보지 못한 조직생활.

난 사실 사회에서 규정하는 이른바 정상이 아니다.
비정상에 가까운 어쩌면 최악으로 살수 밖에 없는 기질을 지닌
유일한 생존자일지도 모른다.
이 불확실한 세상에서 나를 정상으로 살게 해준건 다름 아닌 '투자'다.

나의 취미는 '독서'이고, 특기는 '투자'다.
라고 말할수 있는 사람이다. 그렇게 되고 싶었고 정말 그렇게 됐다. 어느정도는 된게 맞다. 인정하자면.
매우 정적인 인간으로서 코로나가 괴롭진 않다.
늘 틀어 박혀 책 읽고 독서하는게 기질에 맞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올 한해에만 250여권의 책을 읽었다.
마음이 외로울때, 투자가 안될때, 무언가 억눌릴때.
모든 상황에 나는 독서가 필요한 사람이다. 강박적인 독서광.
무엇도 해결해주지 못하지만 무언가 해결해 줄 것만 같은
수 많은 책들. 사무실 한켠에 쌓아둔 책들이 천장에 닿을 듯
올라가지만 독서에 대한 욕망은 끝이 없다. 세상 모든 책을 다 읽어서
머리 속에 넣고 싶을 뿐이다.

투자.
초심자에겐 멋지지만 누군가에겐 지옥같은 말.
투기, 도박, 희망, 욕망, 질투.
모든 감정들이 투자라는 한 단어에 녹아있다.
하지만 투자는 내 인생의 유일한 구원자다.
하나님도 부처님도 아니다.

실용적인 삶을 살아갈수 있는 용기.
혹은 나이가 들어 누구에게도 아쉬운 소리 하지 않을 수 있는 단 하나의 이유.
코로나로 우울해 죽어가는 가운데에서도 그나마 안심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존재감.
그건 그냥 내가 20년간 되든 되지 않든 무거운 걸음으로 스스로를 극복하고
만들어낸 투자철학 하나 밖에 없다.

내가 가난하고 배운게 없다면 그 누가 나의 이런 개똥철학을 알아줄까.
낭자한 파란 피가 흐르는 자본주의에서 제대로 배운게 딱 하나 있다면,
투자심리가 뭔지 제대로 알고, 금융투자-파생시장의 첨병으로 모든 역학구조를 거의 완벽하게 파악해
대응하고 수익을 감정없는 로봇처럼 뽑아내는 내 자신에 대한 믿음밖에는 없다.

이 세상 그 무엇도 위로가 안된다.
투자 그리고 독서다. 이건 중독이다. 하지만 세속적인 구원 행위다.
그리고 그걸 통해 깨달은 인생의 진리는 나만의 비기다.
가공되지 않은 내 몸에 체화된 원형 그대로의 인사이트적
액기스를 앞으로 이 곳에 풀어갈 것이다.

정신이 황폐해지면 모든 것이 끝난다.
그리고 더불어 인생은 영원하지 않다는 그 영험한 사실을 되내일수록 인생은 더욱 풍요로워진다.

행복해지기 위해 투자를 하지말고,
행복하면 투자를 더 잘 하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누군가 이 글을 보기 시작했다면.
그건 나와의 여행을 하는 것이며
또 당신 내면과의 여행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부자가 되는 쉽지만 알수 없는 양자역학을
스스로 깨달아 가는 것이다.

오늘은 글쓰기 첫날이라 이쯤에서 마무리 한다.
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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